2008. 12. 22. 16:46

[] 흐야

어제 일이 손에 안 잡혀서 계속 한 구석엔 영화를 줄창 틀어놓고, 와우했다, 일했다, 와우했다, 일했다 그랬다.

음. 처음에 일 계약을 할 때, 계약을 제대로 맺고 했어야 하는데 졸업에 필요한 프로젝트를 일단 하고 본다는 생각에 들이밀고 봤더니, 돈도 제대로 못 받으면서 너무 일에 치인다. 원래는 두 달 일하고 100~200 정도 받고 손 털 일이라 해서 시작했는데, 내가 맡는 부분이 처음에 비해 너무 커졌어. 내가 제대로 맺고 끊지 못해서일까, 아니면 그만큼 내가 일에 비중있는 사람이 된걸까. 모르겠다. 열정과 조급함을 미끼로 착취당했다는 생각이 강해서 기분이 그닥 좋지 않다. 일의 성격은 내가 좋아하고 재밌어하는 일인데, 제대로 된 reward를 못 받으니 흥이 나야 말이지. 내가 하는 일에 대해 가치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 말야. 돈이나 주면서 부려먹으라구. ㅠㅠ

그리고 그 일 뿐만 아니라 다른 일들도 선뜻 일들을 맡긴 맡는데, 이게 사람을 갉아먹는 일이라 힘이 든다. 자꾸 힘들다 힘들다 투정부리는 것 같지만, 지금까지 경험으로 볼 때 힘든데 안 힘든 척 꾹 참고 있으면, 나중에 펑 터져버려서 더 수습 안 되더라구. 뭐땜에 힘든지 죽 늘어놓고 하나씩 해결해나가는 게 더 생산적이잖아. ㅎㅎ

어제 죽 틀어놓은 영화 목록

라이온 킹 - 아기와 나(보다가 15분쯤 보고 때려쳤다. 이거 뭥미) - 뜨거운 것이 좋아 - 애니 매트릭스 - 러브 액추얼리 - 세븐 데이즈 - 가족의 탄생 - 봄날은 간다 - 영화는 영화다

처음 본 영화는 아기와 나, 뜨거운 것이 좋아, 세븐 데이즈, 영화는 영화다 였는데 아기와 나 빼고는 무척무척무척 마음에 들었다. 뜨거운 것이 좋아나 세븐 데이즈, 영화는 영화다 셋 다 극장에서 보지 못한 게 무척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뜨거운 것이 좋아는 꽤 철저히 여성의 눈에서 여성의 입으로 내러티브를 전개해나가는 영화라서 마음에 들었고, 영화는 영화다는 철저히 남성의 내러티브라서 좋았다. 요즘 영화들 대부분이 여성인 척 하는 남성이 내러티브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서 보면서 피곤하곤 했는데, 이 두 영화는 '척' 하지 않아서 굉장히 좋았다. 세븐 데이즈 같은 경우에는 장르 영화의 내러티브에 꽤 충실해서 정말 재미있었다. 한국에서 이런 영화가 나올 줄이야! 극장에서 보고 싶었는데, 그때 볼껄. ㅠㅠ

뜨거운 것이 좋아의 원작 만화인 강모림 작가님의 '10, 20, 그리고 30'은 내가 소장하고 있을 정도로 좋아하는 만화이기도 해서 관심이 가는 영화이기도 했다. 주인공들 이름 듣고, '어 딱 그 만화네' 했는데, 영화 앞 부분에 원작이라고 언급이 되었더라. 물론 만화와 영화는 완전히 다른 게 되었지만(주인공들 이름마저도 성이 다르다. 만화에서는 이강애, 우아미였지. 엄마 이름은 뭐였더라. -_-a). -_- 그래도...영화 자체는 마음에 드니까. 뭐, 만화랑 정서가 달라도 용서해 주지. 현실 캐릭터로 잘 녹여낸 것 같기도 하고. 만화가 10년 정도 지난 오래된 거니까.

자세한 리뷰는 좀 나중에. ㅠㅠ (이러다가 미인도 리뷰도 결국 못 썼고나...) 여튼 급한 일 마무리 짓고 써야겠고...

오늘 할 일은 어찌됐든 돈도 안 생기는 플젝이지만 보고서 마무리 하는 것과 5시 반 교수님 미팅, 8시 회의 (그 전에 회의록 정리 완료), 취직 원서 쓰기 이렇게 되겠다.

하아. 하기 싫다고 미루고 미루고 미뤘더니 힘들긴 하네. 이거 고쳐야해. ㅠㅠ
여튼...일단 하고 보자. 안 하고 배튕길 순 없으니. (아 그냥 배쨀까. 못하겠어여~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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