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9. 1. 18:50

[] 아..뭔가

9월 첫날부터 엄청나게 우울한 포스를 뿜어내는 포스팅만 꾸역꾸역 해대고 있구나.

마지막 학기에 태클이 걸려와서 더 그러는 거다.
졸업이 대순가, 하고 생각해버리면 그만이겠지만, 정말로 그럼 그만이 된다. -_-
실제로 지금 상황에선 졸업이 대수니...ㅎㅎ
재학 연한을 다 써버려서 이번 학기를 넘기면 학교에서 제적이다. 하하.
카이스트 역사상 손에 꼽을 석사 5년차라서.

과거에 가정은 없지만, 가끔 생각해 본다.
연구실 생활에 질려버렸을 그 시점에 겁내지 않고 과감히 뛰쳐나왔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문화기술대학원으로 온 후 논문 연구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뒤 석사 졸업장 따위 연연하지 않고 그만 둬버렸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카이스트에서 보낸 지금까지의 세월을 졸업장 한 장으로 보상받고 싶은 마음이 여기까지 나를 이끌고 온 거다...그 알량한 보상심리 하나가.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잘라버린 알렉산더처럼 행동했으면 힘들지 않았을까.
그렇지만 난...그렇게 알렉산더처럼 생각하지 않아.
잘라버리면 당장 눈 앞의 매듭은 없어지겠지만, 이미 다시 쓸 수 없도록 잘려버린 줄들은 어떻게 하지.
난 온전히 줄을 남겨둔 채 매듭을 풀고 싶어.
그래서 힘들고 어렵지만 천천히 풀어가는 중인 거라 생각하고 싶어.

그냥 지금은 마음 번잡하게 하는 가장 큰 매듭은 잠시 눈 앞에서 치워두고 다른 매듭을 풀어야지.
어차피 저 큰 매듭은 내가 혼자 푸는 게 아니고, 남이 앞에서 해 줄 일이 있는 거니까.

하아.
마음이 지친다.
예전에 실패했던 기억이 자꾸 발목을 낚아채 바닥에 뒹굴려 한다.
이번에도 안되면 어떡하지 하는 노파심에.
이 곳에서는 단 한번도 칭찬과 격려 비슷한 것은 접해본 적 없기에.
무섭고 겁이 난다...어떻게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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