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2. 8. 14:45

[] Heart-Shaped Box - Nirvana

니르바나 처음 들었던 게 고등학교 때였다. 아이가 물 속에 너무나 해맑은 표정으로 동동 떠있는 "Nevermind" 앨범 자켓이 정말 신기했었지. 고등학교 시절, 우리는 전원 기숙사 생활이었는데, '트루미'라는 게 있었다. 돌아가면서 기상 음악이랑 체조 음악 틀고, 기숙사 아침 방송을 하는 거였지. 지금도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여간 이 당시에 내 차례가 되면 제일 많이 틀었던 게 'Smells like teen spirits'랑 넥스트 4집이었다. 그런데 그때 미련하게도 왜 다른 노래는 안 틀고 주구장창 SLTS만 듣고, 틀었는지 모르겠다. -_-; 저 노래는 가끔 노래방 가면 맨 마지막에 부르곤 하는데, 여전히 힘들다, 힘들어. 커트 오라버니는 왜 그리 빨리 가셔가지구 말이지.

그렇게 SLTS에만 빠져 지내다가 대학원 전과하고 나서 기타 히어로라는 게임을 접하게 되면서 니르바나의 다른 노래를 듣게 되었다. 바로 Heart-Shaped Box. 사실 니르바나 노래는 기타 코드랑 이런게 막 다양하진 않는데, 어딘가 모르게 음울한 포스가 마구마구마구마구 풍겨나오는 그게 매력이다. 힘없이 축 늘어진 커트의 더티 블론드와 풀린 눈과는 딴판으로 사정없이 달리는 사운드가 말이지. 니르바나 언플러그드 버전도 들었었는데 오우. 그것 역시 감동이다. ㅠㅠ

오늘은 왠지 날씨가 맑음에도 우중충하고, 기분도 우울하니 SLTS보다는 Heart-Shaped Box를 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