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8. 8. 07:12

[] 판 벌이기

요즘은 자꾸 판만 벌이고 있다. 사실, 욕심이 많기도 하고, 하고 싶은 일이 많기도 해서 그런거지만.
차라리 학교를 빨리 떠서 하고 싶은 일 마음대로 하면서 사는 게 나은데. 이렇게 졸업에 전전긍긍할 게 아니라 말이지. ㅎㅎ

그렇지만 한편으로 또 생각해보면, 학교에 이토록 남아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스스로 싸우는 과정에서 지금 내가 된 거라고 본다. 그때 대충 때려치고 나갔으면, 내 자신에 대해 충분히 고민할 시간은 결코 주어지지 않았을테니까.

지금 벌인 일을 보자면,

1. 연구 프로젝트 참여
 이건 일단 8월에 하나 마무리 될테고, 끝나면 9월부터는 새로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될거다. 회사 쪽에서 자꾸 뭐 같이 하자, 뭐 같이 하자 얘기는 들어오는데, 시작하기 전에 급여 문제나 처우 문제 확실히 결정해두고 시작해야 한다. 지금같이 괜히 질질 끌려가거나 감정 상하는 일 없이 말이지.

2. 진보신당 카이스트 당원 모임 대표
 연락책에서 대표로 승진했다. ㅋㅋ 일단 카이스트에는 대학원생들이 당원의 절대 다수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당원 모임에서 무언가 일을 벌이기는 아무래도 조금 힘들다. 대학원생들은 연구실에 묶여있는 경우가 많으니까. 자기가 쓸 수 있는 자기 시간이 그다지 많지가 않다. 같이 일할 수 있는 학부생이 다섯 명만 더 있어도 일을 좀 벌여볼텐데. 사실 시당 쪽 도움을 받아서 대전 쪽 대학생 당원들 모임을 좀 만들었으면 좋겠다. 구상하고 있는 사업들도 두어 개 있고 말이지.

3. 학생회 정책위원회 준비 중
 이전부터 고민하던 게 아무리 세상을 바꾸고 싶어도, 그냥 앞에서 멀거니 서서 외쳐봤자 뒤에 있는 사람들은 꿈쩍도 안하는데, 대체 어떻게 해야 바꿀 수 있는가 라는 거였다. 깊은 바다는 아무리 위에서 파도가 험하게 몰아쳐도 물 속은 잔잔히 계속 흐르던 대로 흐르는 법이니까. 그래서 내 주위에 가장 작은 것부터라도 바꿔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차에 정책위원회 준비 모임 제의를 받았고, 흔쾌히 하겠다고 나선거였다. 해야할 일들은 거의 가닥이 잡혔는데, 시간관리를 잘 못해서인지 정작 진도가 잘 안나간다. ㅠㅠ 정식 출범 이전에 빨리 틀을 제대로 만들어둬야하는데 말이지.

4. 학부생 대상 상담 튜터
 5월에 공고가 났던 거를 보고 신청했던 건데, 엊그제서야 연락이 왔다. 워낙 예전부터 사람들 고민 상담 같은 거 많이 받아봤고, 내 자신도 힘들어하면서 상담을 들어줄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 지 깨달았고, 사람 얘기 듣는 걸 좋아하다보니 해 보고 싶었다. 신청할 당시에 금전 상태도 좀 안 좋긴 했지만 말이지. ㅎㅎ 적어도 다른 사람들이 나로 인해 변화할 수 있다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면, 다시 일어설 힘을 얻을 수 있다면 좋겠다. 당장 다음 주에 사전 준비 교육을 받을 테고, 상담 체계가 잡히는 대로 시작할 것 같다. 이건 이력서에도 들어갈 수 있는 일이라서 별 할일도 없이 석사를 5년씩이나 다녔대라는 시각을 좀 희석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있다. ㅋㅋㅋㅋ


하는 일이 잔뜩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써놓고 보니 이것밖에 안 되네. -_-; 그런데 1번에 너무 많은 힘을 쏟고 있어서 좀 문제긴 하다. 이번 주말 전에 보고서도 왠만큼 다 써놓고 틀을 많이 잡아놔야겠다. 아흑. 그래봤자 이번 달 안에 끝나는 프로젝튼데. ㅠㅠ 늦어도 다음주 중에는 보고서 작성 작업 다 끝내놔야 하지 않을까. 2번 일은 학교 안에선 막상 별로 하는 일 없는데, 진보신당 평당원으로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게 가장 많은 것 같다. ㅋㅋㅋㅋ 학교 대표 이름 걸고 하는 일은 별로 없거든. 근데 전에 빨간색 치파오 입고 대전 활동가 토론회에서 마이크 잡고 말한 적이 있어서 대전 지역 활동가 분들이 다 나 아신댄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미쳐~ 여튼 1번일 얼른 마무리지어야 3번에 올인하는데. 4번은 내가 상담자랑 논의해서 시간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거라 자투리 시간에 하면 되고 말이지.

그래도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선택해서 하는 거라 행복하다. 지금까지 중에 가장 행복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힘에는 좀 부치지만 말이지. 가을학기에 합창단도 연습 나가볼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시간을 잘 조율해봐야겠다. 졸업하기 전에 친구들이랑 프린지 공연도 하나 쯤은 해봐야 할텐데 말야. 으으. 그러고보니 제일 중요한 문제는 역시 졸업이다. ㅠㅠ 이게 제일 문제야.

후아. 그러고보니 연애는 대체 언제쯤 한대니?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