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0. 7. 02:02

[] 키스의 추억

그 때 문득 I와의 키스가 떠올랐다. 키스를 한 두번 해본 것도 아니고, I외에 다른 사람들과도 무수히 해봤는데도 유난히 I와의 키스가 자꾸 떠오르는 것은 그만큼 인상적이기 때문이었을 거다.

지금까지 해봤던 그저 그런, 대부분 미끄덩거리거나 미지근했던 무미건조한 키스가 아니라, 감칠맛이 난다고 느낄 만큼 그야말로 맛있는 키스였기 때문일까, 혹은 별 이유없이 내 취향에 잘 맞는 키스였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저 그 당시에 내가 I를 너무 좋아했기 때문일까. 하여간 스무살이 막 되었을 무렵 했던 첫키스보다 더 강렬하게 키스에 대한 추억을 차지하고 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여태 해 봤던 키스 중 가장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가장 좋았기 때문에. 좋았던 만큼 가슴아프게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고. 아마 다시 그런 키스를 하기는 어려울 테니까. 그리고 I와도 다시는 그럴 일이 없을테니까.

그냥 막무가내로 혀부터 들이밀거나, 아무렇게나 가슴을 주물럭대는 그런 키스같지도 않은 키스가 아닌, '나'를 원하고 '나'를 탐닉하는 그런 키스. 정성스레 입술을 애무하고, 콧잔등을 부드럽게 서로 스치며 나를 안아주던, 내 품에 묻히듯 안기던 I와의 키스. 정말 눈물이 날만큼 좋았고, 지금도 생각하면 눈물이 나려한다. 물끄러미 내 눈을 바라보다 "키스해도 돼?"라고 나즈막히 속삭이며 턱을 어루만지던 I를 생각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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