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2. 16. 14:03

[] 졸립다

집이 워낙 외풍없이 따뜻해서 그럴까, 아니면 일어나자 마자 뜨거운 물을 맞아가며 공들여 샤워를 했기 때문일까. 오늘 날씨가 그렇게 춥지 않다고 느껴서 평소 입던 뜨뜻한 외투가 아닌 좀 더 얇은 모직 코트를 입고 나왔다. 햇살도 좋고 하늘도 정말정말 예쁘고 기분 좋게 출근하는데, 왠걸. 사람들은 죄다 두꺼운 파카를 입고 다니더라. -_-;; 순간 내가 아직 몸이 안 좋은 게 다 안 가셔서 추운지 안 추운지 구분조차 못하는 상태가 된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쳐갈 정도였다. 그렇지만 겨우내 입고 다녔던 외투를 입고 나왔으면 분명 땀을 흘리며 다녔을 거다. 오늘같은 날씨에는.

한참 냉랭하던 몸이 다시 온기를 찾은 이유는 날마다 끓여마시는 둥굴레차 때문인 거 같다. 집에서 생수 사먹거나 하지 않고 하루에 두어번 커피포트에 둥굴레 차를 끓여서 식혀마시고 있다. 엄마가 시장에서 사다주신 둥굴레 뿌리인데, 시골에서 직접 캐온 둥굴레 뿌리를 팔길래 사오신거라 했다. 정말 조그마한 조각 넣고 끓여도 너댓번은 우려먹을 수 있고, 차도 정말 고소하고 맛있다. 까딱 몸이 피곤하다 싶으면 장염도 잘 오는데 이번에 아플 때 그나마 장염이 안 겹친 이유도 둥굴레차 덕분인 것 같다. 응. 다행이지. 몸살 감기에 장염까지 겹쳤으면 아마 죽었을지도 모른다. -_-;;

지난주 몸살 감기 + 출장 콤보로 오랜만에 연구실에 나왔더니 무지무지 졸립다. 바깥 온도가 영하라고 하는데 - 내가 느끼기엔 영하 아니지만;; - 갑자기 기온차가 큰 실내에 들어와서 그런 것 같다. 아직 몸 상태가 완전히 회복된 것도 아니고. 아무래도 하루에 40분 정도 걸어다니며 출퇴근하는 걸로는 안될 것 같다. 정말로 운동을 해야지. 연구실에 수영복이랑 수경이랑 수모랑 다 있음에도 2분 거리에 있는 수영장을 안 가는 이유는 대체 뭘까. -_-;;; 알 수 없다. 흐음. (내가 게으른 탓이지 뭐. 알 수 없긴 무슨. -_-;; )

어느 새 내일이면 월급날이며 집세 내는 날이다. 이사한 지 딱 한 달이 되는 거다. 독립이 좋은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긴 한데. 맘 편히 혼자 사는 게 좋은 반면, 그만큼 나 혼자 책임져야 할 몫이 많다는 게 안 좋은 점이다. 그래도 나이 먹을만큼 먹었으니 그런거 감수하는 거야 당연한거지.

혼자 살면서 느는 게 있으니 바로 손빨래 스킬. -_-; 우리 건물에 세탁기가 지하에 있는 거 하난데 예전 세탁기 도난 사건으로 인해 세탁실 열쇠를 주인 아저씨가 가지고 계신다. 빨래를 하려면 당연히 그 열쇠를 받아다가 세탁기를 써야하는데, 그게 생각보다 번거롭다. 주인집 올라가서 벨 누르고 세탁실 열쇠요~ 이러기가 생각보다 부담스럽고 번거로워. 여튼 그래서 왠만한 빨래는 다 손빨래로 해결하고 있다. 뭐 속옷이야 손빨래 금방 하는 거고. 어제는 수건도 손빨래로 처리. 츄리닝이나 이런 거는 손으로 얼마든지 가능. 지금 시도할 거는 이제 청바지만 남았다. =_= 전에 세탁기 돌려서 빨아 놓은 것들도 이제 쿨타임이 다 되었으니 말이지. 빠는 건 사실 문제가 아닌데, 청바지는 너무 딱딱해서 짜는 게 문제랄까. 어제 빨래하면서 진심으로 조그마한 짤순이를 사고 싶어졌다. -_-;;;; 수건 짜는 것도 생각보다 힘들더만. 물을 많이 먹으니까. ㅠㅠ 여튼 어제 빨래 좀 하고 났더니 오른쪽 어깨죽지가 좀 이상하다. 뭐랄까. 집안일을 하면 할 수록 엄마한테 경외감이 든다고 할까. 이리 힘들고 지겨운 걸 무려 30년 가까이 해오셨다니. ㅠㅠ 왠지 엄마한테 미안하다. 흑.

여튼 딴짓 그만하고 일하자, 일. 다른 연구원 분께 전화 드리고 실험 셋팅할 거 준비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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