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2. 5. 07:44

[] 목숨줄

역시 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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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싶었다.
죽고 싶지 않았다.

내게 주어진 무기는 내 몸뚱아리 하나였다.
전쟁터 한복판에서 아무 의미 없이 그렇게 죽긴 싫었다.
생전 처음 보는 남자들에게 전쟁터 한복판에서 몸을 팔아가며 목숨을 부지해야 했다.

은신처를 들킨 이상 우리 동료들은 꼼짝없이 죽을 터였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단 하나였다.
동료들이 돌아올 때까지 정찰병을 보내지 않는 것.

그를 끌어안고 온갖 입에 발린 말을 되뇌이며
그의 입술에 입맞추고 거짓 웃음 짓고 거짓 기쁨 자아가며 붙잡고.

다행히 동료들이 돌아와 나와 엉켜있던 그를 죽일 수 있었지만,
누이의 그런 모습을 봐야했던 내 동생의 얼굴에 서리던 그 아픈 표정만은 잊을 수 없을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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