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7. 29. 06:09

[] 기륭전자 투쟁에 제다이 마스터 요다 출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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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검세를 취한답시고 텐트 쫄대 들고 서있는 누군가. -_-;>

우비를 입은 저 모습이 마치 마스터 요다같다는 말에, 후드 대신 비옷 모자를 뒤집어 쓰고 쫄대 들고 검세를 취해봤다. -_-;;

생각보다 다리가 날씬하게 나와서(비옷에 가려져서 말이지. ㅋㅋ) 기분이 좋았다지?

사실 저 사진은 지난 주 금요일-토요일 1박 2일 기륭전자 연대투쟁에 가서 토요일 오전에 찍은 사진이다.

그 때가 농성 1068일 째였고, 조합원들이 단식 투쟁을 한 지는 46일째였다. 토요일 아침 출근 투쟁 - 이라곤 했지만 출근하시는 분들은 별로 없었다. - 까지 참여하고 나서 공장 대문 옆 천막에 올라가 단식하시는 분들께 인사를 드렸는데...난 천막 안에서 눈을 둘 곳을 제대로 찾지 못했다. 50일에 가까운 단식으로 앙상한 뼈대가 드러나 계시던 두 분...처음에는 조합원 분들 모두 단식을 시작하셨지만 다들 쓰러지시고, 중간에 단식을 푸셨지만, 지금도 네 분이 단식을 계속 하고 계셨다. 언제 생명의 불꽃이 꺼져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지만, 그 분들 얼굴엔 묘하게 편안한 웃음이 자리하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날 것 같은 웃음이.

사측에서는 토요일에 교섭을 하자고 해놓고서는 일방적으로 취소 통보를 해버렸다. 월요일로 미루자면서. 어제가 벌써 월요일이었다. 단식을 시작한 지 벌써 48일이 되는 날이다. 하루가 급한 상황에 그런 식으로 나오다니...사람의 목숨이 걸린 일인데...어떻게 되었을지 걱정이 된다.

3년 가까운 시간 동안 일자리를 되찾기 위해, 저 분들은 밖에서 외로이 싸우고 계신다. 일확천금을 꿈꾸는 것도 아니고, 막무가내로 억지를 쓰시는 것도 아니다. 단지 일해왔던 자리에서 계속 일을 하고 싶으신 것 뿐이다. 그저, 일하는 기계가 아니라 사람으로 여겨지고 싶으신 것 뿐이다.

대체 이 세상은 무엇을 위해 돌아가고 있는 걸까.

진보신당 지지자 동호회인 '영화와 책'에서 참여한 연대 투쟁. 그래도 손님이라고 반겨주시고 챙겨주시던 기륭전자 조합원 분들. 우리끼리 웃고 떠들며 얘기를 하면서도 너무나 죄송스러웠던 마음. 내 일이 아니라고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긴긴 3년 세월 동안 모르다가 이제야 알게 된 것에 대한 부끄러움.

마음이 아파온다. 난 무엇을 해야하지. 내 자리는 어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