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8. 25. 20:16

[] 땅에서도 오래 견디는 프리온

KISTI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서 보내주는 <글로벌동향브리핑>에 실렸던 내용이다. 사실 나도 프리온이 땅 속에 잠복해있다가 전염된다는 이야기는 그저 괴담으로 치부했던 사람이다. (공기로 전파된다는 이야기는 당연히 괴담이다.)

이 브리핑에서 다루는 내용은 양의 프리온 질병인 '스크래피병'을 일으키는 프리온이 토양에 잔류됨으로써 전염을 시킨다는 내용이다. 게다가 토양을 통해 전염되면 잠복기마저 짧아진다는 내용이다.

광우병(BSE)를 일으키는 소의 프리온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 된 바가 없다고 한다. 그러나 만일 소의 프리온 역시 양과 같은 양상을 보인다면... 생각하기조차 싫은 끔찍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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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서도 오래 견디는 프리온
KISTI 『글로벌동향브리핑(GTB)』 2008-08-17

양(羊)이 풀을 뜯는 모습은 한가로워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 양이 스크래피병(Scrapie)을 앓고 있다면, 주위의 양떼가 모두 몰살을 당할 수 있다. 스크래피병은 BSE(광우병)와 마찬가지로 프리온이 양의 뇌를 파괴하는 질병이다. 그 결과 양의 뇌 안에는 많은 구멍이 생겨, 양은 방향감각을 잃고 강한 가려움증을 느껴 가죽을 긁어대다가 결국에는 죽게 된다.

양의 스크래피 병(Scrapie)을 일으키는 프리온이 땅에서 수년 동안 생존하여 오염된 목장에서 생활하는 동물을 감염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BSE(광우병)나 CWD(chronic wasting disease)를 일으키는 프리온도 스크래피병을 일으키는 프리온과 같이 저항성이 강한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한다.

스크래피병을 막는 것은 매우 힘들다. 스크래피병은 뿌리를 뽑아버린 후에도 수개월 또는 수년 후에 같은 농장에서 다시 발생한다. 그렇다면 프리온이 양 사이의 직접 접촉에 의해 발병할 뿐만 아니라 환경(예를 들면 풀밭)에 의해서도 전염되는 것은 아닐까? 양이 흘린 침이나 양의 벗겨진 피부에 섞여 풀밭에 떨어진 프리온은 얼마나 오랫동안 땅 위에서 존재할 수 있는 것일까?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의 연구진은 독일 환경부의 의뢰를 받아 이러한 의문을 해결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하였다.

연구진은 토양샘플을 스크래피 병원체와 섞어 프리온이 얼마나 오랫동안 존재하는지를 관찰하였다. 그 결과 29개월, 다시 말해서 2년 이상 토양에서 프리온이 검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이 프리온이 여전히 감염력을 갖고 있을까? 연구 결과, 토양은 오히려 프리온의 감염성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프리온이 토양 속에 29개월 동안 존재한 후에 잠복기(incubation period)는 매우 짧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프리온에 오염된 토양에 접촉한 동물들은 모두 단기간 내에 스크래피병을 앓게 되었는데, 이는 스크래피병이 오염된 풀밭을 통해서도 전염된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상의 연구결과는 양이 - 비록 가능성은 낮지만 - 표층수를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다행히도 인간에게는 영향이 없다. 스크래피의 원인이 되는 프리온은 사람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는 CWD에 대한 우려를 자아낸다. CWD는 BSE나 스크래피와 마찬가지로 프리온에 의해 발생하며 주로 사슴에게 영향을 미친다. 최근 북아메리카에서 CWD의 발병률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는 CWD가 토양을 통하여 전염될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일으키고 있다. BSE와 CWD를 일으키는 프리온은 땅에서 얼마나 오래 생존할 수 있을까? 우리는 이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서 후속연구를 시급히 실시해야 한다. 이와 관련된 연구계획서는 이미 제출된 상태이다."라고 연구진은 말했다.